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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t D. Ehrman의 Jesus Interrupted를 통해 신선한 충격을 받고 그 이후 읽게 된 이 책은 Ehrman의 책을 읽으며 받았던 충격을 어느정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만 하다. 하지만 이 책 또한 기본적으로 '역사적 예수'에 관한 내용이기에 그 기본적인 바탕에서는 Ehrman과 같은 선상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도 굳이 선을 가른다면 Borg의 이 책의 내용은 기존의 정통 복음주의 노선에서 바라보기에 Ehrman의 것보다 덜 껄끄럽다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성경에 대해 어느정도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거나 주류 기독교 내에서 성장해 온 사람이라면 크게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담겨져 있다. '역사적 예수'라는 관점에서 논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일단 복음서에서 예수의 가르침이라 기록되어 있는 일부에 대해 예수의 가르침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기본적인 논리에 대해서는 복음주의 관점에서 볼 때에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일단 넘어가거나, 혹은 그러한 '역사적 예수'의 관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후 진행되는 논리를 따라가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Borg는 이 책을 통해 '예수를 믿는다'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예수께서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고, 그를 믿음으로 나는 죄에서 사함을 받고 구원을 얻었다'라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단순한 도식화를 통해 잃어버리는 다른 중요한 요소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를 통해, 또한 예수 부활 이후 쓰여진 신약성경을 통해 죄에서 사함받아 구원을 얻는 것이 강조된 것은 사실이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공생애를 통해 말씀했던 가르침속에는 이 외에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구원의 이야기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기독교의 기본적 가정은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고 그로 인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죄를 사함으로 인한 구원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의 구원이 있다는 말이 어떤 면에서는 큰 논란의 여지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구원을 받는다는 것은 곧 구원을 받기 전인 지금 어디엔가 문제가 있다는 말일 것이고, 그 문제라는 것을 통틀어 우리는 일반적으로 '죄'라는 말로 치환해서 말하고 있다 생각하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Borg는 이 총체적으로 '죄'라는 한 단어로 치환되어진 각각의 문제에 접근해 구원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방법을 예수께서 가르치셨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 것 같다.

Borg의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다시 예수를 만나기'라고 해석하면 되는걸까. '처음' 만나는 예수이면서 동시에 '다시' 만나는 예수라는 이 책의 제목이 이 책의 내용을 적절하게 나타내주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조명되는 예수의 가르침 중에 사실상 이미 기독교인이었던 사람에게 정말 새로운 사실은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이미 알고 있는 예수를 다시 만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예수, 이미 익숙한 예수의 가르침이라 생각하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 다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마치 띄어쓰기를 엉망으로 한 문장처럼, 레시피에 명기된 모든 재료들을 가지고 요리를 했지만 각 재료의 적절한 분량을 조절하지 못해 먹기 힘들게 되어버린 요리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수,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예수의 가르침에 대해 다시금 적절한 균형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 예수'에 대한 관심은 적어도 나에게는 지금까지 믿어왔던 믿음의 부정을 뜻하지도, 앞으로 식어갈 믿음을 뜻하지도 않는 것 같다. 이 '역사적 예수'라는 테마는 오히려 나에게 지금까지 키워왔던 믿음을 좀더 가다듬어 더욱 성장시킬 소중한 기회, 예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쇠퇴하지 않고 끝까지 내 삶속에서 꿈틀대도록 하는 신선한 밑거름의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앞으로 몇년이 될지 모르는 이 테마에 대해 첫 몇걸음 내딛는 지금 시점에 있어 Borg의 이 책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를 안내해주는 좋은 지침서의 역할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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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엔 오류가 많다. 다른 본문들 사이에 상반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 간단한 모순인 경우도 있지만 병립이 불가능 할 정도로 큰 모순도 많다. 바울사도가 쓴 것으로 되어 있는 성경 중에는 실제로는 바울이 쓰지 않은 것도 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을 실제로 쓴 사람은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 아니다. 예수께서 생전에 선포했던 복음과, 초대교회 이후의 복음의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성경이 실제 집필된 연도에 따라 예수가 전한 복음의 내용이 저자의 의도에 따라 변경되어 집필 되었다 등등등.

사실 복음주의적인 신앙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도 위의 내용들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대학시절부터 이곳에서 조금, 저곳에서 조금씩 들어본 내용들이었지만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위와 같은 내용에 깊게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생각은 성경의 작은 오류들을 가지고 침소봉대격으로 해석하는 것이려니 했다. 이미 내가 알고 있고 믿고 있는 진리가 확실한데 굳이 시간을 내어 이와 같은 내용들에 대해 자세히 찾아볼 것 까지는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그래도 약간 깊이 있게 들어간 정보를 접할 기회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도 '뭐 굳이 저렇게 생각하려면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다지 납득이 가진 않는다' 정도의 반응일 뿐이었다.

성경에 대해, 진리에 대해 말할 때 만큼은 누구보다도 진지한, 내가 참 좋아하는 선배와 함께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고, 그 선배로부터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없던 관심이 새록새록 일어났다. 그 선배가 그렇게 진지하게 이야기 할 정도라면 충분히 관심을 갖고 한번 들여다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고, 잠시 여유가 있는, 아니 여유가 있다기 보다는 긴장이 풀어져 잠시 쉬어가야 하는 때를 기회로 삼아 추천받은 위의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3일만에 다 읽어버렸다. 전체적인 큰 줄기는 어디선가 다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였지만 좀더 깊고 자세한 이야기는 사실 대부분의 내용이 나에게는 새로운 이야기였다. 새로운 내용이 아닌 부분 또한 왜 그런 결과들이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기독교에 적대적인 감정으로 쓰여진 책도 아니고, 오랫동안 성경을 연구해온 학자가 풀어놓는 이성적이며 논리적인 이야기였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진지한 학문적 성찰의 결과물을 콧방귀를 뀌며 상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저자 또한 여러번 강조했듯이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저자 자신의 연구 결과가 아닌 이미 수십년 아니 백여년이 넘는 동안 학계에서 연구해온, 사실상 새로울 것도 없고 논쟁의 대상이 되지 않는 즉 이미 성경을 연구하는 학계에서는 이미 오랫동안 사실로 여겨지는 내용들이다. 이런 분야에 대해 단편적인 내용만 알고 있었던 나에게는 정말 신선한 이야기이고, 때론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그건 이를 처음 받아들이는 이의 감정적인 반응일 뿐, 내용 자체는 거의 완벽하다시피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신앙, 믿음이라는 것이 어떤면에서 보면 참 무서운 것이다. 누가 나에게 '마태복음은 마태가 쓴 게 아니야'라던가, '디모데전,후서는 바울이 디모데에게 쓴 것이 아니야'라는 말을 할 때 나오는 첫 반응은 아마도 '웃기지 마' 라던가 혹은 '그렇게 생각하시던지, 난 관심 없어'등의 반응인 것 같다. 신앙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라면 내가 알고 있었던 것과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면 처음엔 받아들일 수 없다 하더라도 무슨 속 사정이 있는지 궁금해서라도 스스로 찾아보게 마련인데, 신앙의 영역에서만큼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려고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랬기에 이와 같은 내용을 이제야 찾아 읽게 됐나보다.

저자도 여러번 강조했듯이, 이 책의 내용들을 읽으며 대부분의 내용에 수긍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여 기존의 신앙을 지속적으로 견지할 이유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리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더 알고픈 마음이 생긴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어 있기에 성경의 모든 말씀은 흠결 없는 진리라 믿는 데에 뿌리를 박고 있는 신앙과, 이 책의 내용을 수긍하면서 갖게 될 신앙의 모습은 약간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 진리가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 그 신앙의 본질적 자세만큼은 한결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몇장 넘겨보며 바로 이후에 읽을 책 몇권을 더 주문했고, 그 책들이 오늘 도착했다. 이 책의 저자인 Bart D. Ehrman의 책 한권과, Marcus J. Borg의 책 두권. 앞으로 틈틈히 이 두 학자가 쓴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나에게 이 책을 소개해준 선배의 말처럼, 나도 이런 다소 새로운 관점에서 성경을 연구하고, 진리를 탐구하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 같이 모여 성경을 공부할 수 있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이 학자들에 필적할 만한 복음주의 계열의 학자가 있다면 그의 책도 꼭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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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계속 감기가 약하게나마 떨어지지 않고 계속 머물러 있었다. 약국에서 간단하게 살 수 있는 약을 먹어도 별로 신통치 않아 한국에서 보내온 가루 생강차 몇 봉을 며칠 동안 마셨더니 그나마 좀 나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몇 봉 없는 생강차는 금방 동이 나 버렸다. 이 참에 생강차를 한번 만들어 보자 생각하고 검색해보니, 생강차를 만들면서 동시에 생강 편강이라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며칠전 주일에 했던 처음 시도에서는 생강 끓인 물로 생강차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편강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주요 원인은 설탕을 너무 적게 넣었다는 것. 거의 생강과 1:1의 비율로 설탕을 넣어준 다음에 시작했어야 했는데, 경험 없는 나로서는 대충 설탕 몇스푼 넣고 하면 되는 줄 알고 했다가 몇십분을 계속 저어주어도 설탕 결정은 다시 생기지 않고 생강만 태워 먹었다. 참, 불의 세기도 중요했다. 며칠전에는 그냥 센 불에서 무작정 저어주기만 했는데 그러다가는 설탕의 재 결정이 일어나기 전에 다 타버린다는 것이다.

이번엔 생강을 하루동안 찬물에 담가두어 매운 기운을 빼는 것도 했고, 물에서 건져낸 생강의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채에 생강을 1시간동안 받쳐놓는 것도 했다. 그리고 설탕도 아낌 없이 듬뿍 넣었다. 어차피 설탕의 재 결정이 일어나면 생강에 묻어있는 설탕의 양에는 차이가 없을 것이기에 설탕 맘껏 넣고 중불에 살살 저어주니 어느새 설탕이 다 녹고 아래와 같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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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상태에서 중불에서 계속 저어주면 아래처럼 점점 끓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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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요한 건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설탕 재 결정이 일어나기까지 계속 해서 저어주어야 하는데, 이게 시간이 꽤나 걸린다. 정확히 시간은 재보지 않았지만 최소한 20분 정도는 저어준 것 같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도 계속 설탕물이 끓기만 할뿐, 재 결정이 일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며칠전의 악몽이 떠올랐다. 결국 또 다 태워 버리는 것인가. 그래도 설탕 충분히 넣었고, 불도 약한 불에서 잘 저어주고 있으니 분명 이번에는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끈질기게 저어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팔이 아파온다 생각하면서 계속 저어주다보니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정말 한 30여초만에 일어난 것 같다. 갑자기 설탕이 굳는다 싶더니 바삭바삭한 느낌이 들고, 계속 저어주니 조금전까지 있었던 물기가 다 사라지더니, 끈적끈적하게 서로 붙어있던 생강들이 서로 떨어지며 그 주위로 설탕의 재 결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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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성공했다는 감격에 신나게 마무리하고, 채로 주변에 결정이 일어난 설탕가루를 분리하고 나니 따뜻한 상태의, 말랑말랑하면서 동시에 아삭하게 씹히는 맛의 생강 편강이 완성이 되었다. 하룻동안 물에 담가두어 매운 기운을 적당히 빼어서인지, 설탕의 달콤한 맛과 생강의 매운 맛이 잘 조화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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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색깔이 좀 거무튀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 이 생강 편강과, 생강차만 있으면 길고 긴 앤아버의 겨울동안 큰 감기 없이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날이 다 나가버린 칼로 생강을 써느라 좀더 얇고 깔끔하게 썰지 못했고, 이번에 산 생강은 한국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엄청 큰 녀석이었는데, 날이 잘 선 칼을 새로 하나 장만하고, 마트에 있던 한국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생강을 사서 하면 다음엔 눈도 더 즐겁고, 맛도 더 좋은 편강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 온 이후로 사실 가장 바쁘고 정신 없는 때인데, 그래도 이거 만들면서 아픈 머리 많이 식힐 수 있었다. 이제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된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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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기말고사를 끝내자마자 날아간 LA에서 시작한 여행의 경로다.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출발하여 휴스턴을 거쳐 도착한 LA에서 시작한 10여일간의 겨울 여행이다. 연말이 오히려 이런 여행으로는 비수기에 해당하는 시기라 항공료도, 숙박료도, 그리고 렌트카 비용도 저렴하게 꾸릴 수 있었다. 친구 승훈이 집에서 하룻밤, 아내의 이모님 댁에서 3일밤을 머무는 신세도 지기도 했고.

LA에서 3일정도 머문 후에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가장 빠른 고속도로를 택하지 않고 일부러 에둘러 해안가 도로를 타고 올라갔다. '바닷가가 다 거기에서 거기지 뭐 별거 있겠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바다 한번 보자고 선택한 길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이 첫날의 해안가 도로를 지나며 미국이라는 큰 땅덩어리가 갖고 있는 장대함에 넋을 몇번이나 잃었었다. 풍경을 묘사하는 재주는 없어 말로 못하겠다. 그냥 보지 않고는 뭐라 말할 수 없다. 보이는 풍경에 그냥 압도되어버린다고 할까. 14인치 텔레비전만 보던 사람이 난생 처음 아이맥스 영화를 볼때 느끼는 느낌이라고 할까. 땅덩어리 작은 우리나라가 그래도 아기자기하게 볼만한게 많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여행에서 그 모든 생각이 다 무너져 버렸다. 완패다 완패.

세번째 방문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처음 온 아내와 함께 유명하다는 곳 유람단처럼 잠시 들르는 정도의 여유밖에 갖지 못했고,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가는 초입길에서 한번 더 장대함에 놀랐다. 사방 360도가 지평선으로 이어진 곳인데, 이게 중서부에서 보던 끝없는 평원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멀리 지평선에 펼쳐진 산세 때문인가. 암튼 이 초입부터 시작해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구불구불 이어진 길 한자락 한자락 펼쳐지는 그 풍경에 나도 모르게 촌스럽게 '우와~'소리를 얼마나 냈던지.

똑딱이 카메라로 몇번 찍어보려 했지만, 이건 사진이 아니라 왜곡이다. 차라리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인물사진이면 추억으로 봐줄만 하지만, 풍경만 찍은 사진은 왜곡 그 자체다. 지금 다시 똑딱이로 찍은 그때 사진을 보면 오히려 그당시 느꼈던 그 감동을 반감시키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요세미티 초입부터 거의 70km에 달하는 구간동안 끊임없이 펼쳐진 각기 다른 풍경. 정말 잊지 못하겠다. 미국에선 맛난 음식도 별로 없고, 재밌는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남는건 장대한 땅덩어리가 갖고 있는 엄청난 자연 그 자체를 느끼는 게 최고인 듯 싶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언젠가 꼭 이 모든 곳을 한번 더 가보리라.

요세미티에서 8시간 정도 운전해서 도착한 라스베가스는 솔직히 내 타입은 아니었다. 도박도 못하고, 이런 식의 유흥에 익숙하지 않은 터일 것이다. 계획했던 대로, 좀 무리가 됐더라도 그랜드캐년을 다녀오는 게 나았을 수도 있겠다 싶다. 어쨌든 간만에 아내와 이것 저것 쇼핑하며 보낸 하루도 즐겁기는 마찬가지. 라스베가스? 솔직히 나는 거긴 다시 가고 싶은 맘이 별로 없다. 인생 늘그막에 삶이 무료해서 어찌할 줄 모를때 가서 한번 땅겨보면 재미있을까? 대놓고 말초적인 것들만 있으니 끌리지도 않더라.

그리고 다시 LA로 돌아와 하루 쉬고, 같은 경로로 비행기 타고 추운 곳으로 돌아왔다.

위의 경로를 중심으로 이곳 저곳 다니다보니 총 운전거리가 1,827마일이 나왔다. 앤아버에 오자마자 아내가 사는 샴페인 다녀온 720마일까지 포함하면 10여일간 총 운전한 거리가 2,547마일, 미터법으로 하면 4,099km를 줄기차게 달린 여행이다.

여행보다는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여행을 가도 즐겁다 생각하기보다는 피곤타 생각하는 나에게, 이번 겨울 여행은 인생 처음으로 여행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여행이었고, 가기 전부터 설레였던 첫 여행이었다. 다녀온 이후에도 오히려 더 그리움이 가득한 여행은 정말 처음이었던듯.

좋은 사진기도 이제 없고, 정성 가득 들여 후기를 남길 여력도 없지만, 꼭 이 한마디는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내 인생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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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를 직접 divx 로 변환할 일은 거의 없다. 거의 10여년 전 쯤만 하더라도 DVD를 avi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단계를 일일이 다른 종류의 툴을 사용해서 매번 적용시켜야 했다. 당시 기준으로도 무척 느렸던 내 컴퓨터로 DVD 영화 한편을 divx 포맷으로 변환하는 데에는 거의 꼬박 24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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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ing People & Organization 수업 시간에 Video case로 다루어진 50년대 흑백영화 '12 Angry Men'. 처음엔 한사람의 배심원만 무죄를 주장하고 나머지 11명이 배심원은 살인죄를 확신하던 상황에서 마지막엔 1명을 제외한 모든 배심원이 무죄를 주장하게 되는 내용이다. 수업시간에는 일부분만 다루어지고, 몇 부분은 리스닝 실력 부족으로 내용 파악이 어려웠다. 내용 자체가 흥미로운 면이 있어 교수님께 메일 보내 DVD를 빌리게 되었고, 이번 Thanksgiving 휴가기간에 보고 다시 돌려드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 저것 하다보니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채 돌려드릴 확률이 높아지고, 하지만 꼭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은 포기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DVD 립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반신반의하며 검색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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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하면서도 반신반의 했는데 정말 좋은 무료 툴이 있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예전에는 DVD 립 하는데 몇가지 독립적인 툴을 사용하여 각 단계를 일일이 진행 해줘야 하고 설정도 매번 해줘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했어야 하는데, 이 무료툴을 사용하니 버튼 한번 클릭으로 모든 것이 한 번에 완료가 되었다.

위의 영화는 흑백 영화에, 자막도 없기에 다른 설정 할 필요가 없었지만 여러 복잡한 설정이 필요한 경우도 옵션에서 선택만 하고 나면 이후에는 자동으로 다 알아서 된단다. 덕분에 교수님께 빌린 DVD는 일단은 안심하고 돌려드려도 될 것 같다.

해당 툴은 위의 프로그램 이름으로 구글 검색을 하면 해당 사이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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