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인 사람은 건강을 위해서 살을 빼지만, 고도비만인 사람은 자신의 생명을 위해서 즉각적으로 살을 빼야 한다. 그래서 최근 고도비만인 사람들에게 자주 시술되는 수술로 위 절제술이 있다는 것은 다들 들어봤음직 하다. 말 그대로 위의 상당수를 절제해버려 두어 숟갈의 음식만 먹어도 위가 꽉 차서 음식을 먹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절대량이 줄어드니 살이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임은 틀림없다. 물론 살이 빠진 후에도 남은 일생동안 줄어든 위가 감당할 만큼의 식사밖에 하지 못한다. 즉, 위 절제술은 이런 저런 방법 다 쓰고도 몸무게를 줄일 수 없는 경우 최후의 선택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위 절제술을 받은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살이 엄청나게 빠져 몸이 홀쭉해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고도비만은 단순 비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주체할 수 없는 식욕에 이끌려 초래된 결과이다. 음식에 대한 거의 중독에 가까운 집착이다. 그런데 위 절제술로 이러한 음식에 대한 집착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전에 없었던 다른 부분에서 이런 중독에 가까운 집착이 나타나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고도비만 외에는 큰 문제가 없던 한 여성은 위 절제술을 받은 후 쇼핑 중독증에 걸려 입지도 않을 옷을 사고, 쓰지도 않을 모자를 거의 수집하다시키 하다가 결국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됐다. 다른 한 사람은 고도 비만인 시절에도 술 한방을 마시지 않던 사람인데 위 절제술 이후에 하루종일 술을 끼고 살아가게 됐다. 어떤 사람은 섹스 중독에 빠져버린 사람도 있었다.
음식에 대한 중독에 가까운 집착이 불가능하게 되자 다른 방향으로라도 그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는, 어쩌면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일 터이다. 위 절제술이 체중 감소에 탁월한 해결책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위 절제술 이후 본인의 의지가 개입되지 않고도 자연스레 체중 감소가 이뤄지는 것이 그 단점인듯 싶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외부의 상황으로 인해 욕구가 중단될 경우 몸은 다른 것으로라도 그 욕구를 실현하려 하는 듯 하다. 결국 의지가 수반되지 않은 행동의 결과는 다른 부분에서 그만큼의 누수를 유발한다고나 할까.
개인적인 생각이라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를 들으며 든 생각은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의 원동력은 본인의 의지뿐이라는 점이었다. 고도비만인 사람이 어느순간 자신의 의지로 살인적인 노력을 통해 살을 빼기 시작했다면, 그리고 그게 단순히 음식의 절대량을 줄이는 게 아닌 적절한 운동과 의지에 따른 여러 다른 행동과 수반되었다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고도비만인 상태에서의 집착과 중독을 자신의 의지로 다스리면서 살이 빠지는 만큼 그 자신이 가졌던 기존의 집착과 중독도 점차 몸을 빠져나가지 않았을까.
결국 뭔가를 이루어내고 성취하는 사람들은 외부의 어떤 특별한 input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본인 내면의 의지로 이루어내었을때, 더 견고하고 단단한 결과로 남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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