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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에 <달려라 울언니>라는 코너가 있다. 코너 초기에만 하더라도 코너의 한 꼭지에 불과했던 드라마 재연이 이제는 '드라마 보시지 말입니다'라는 말과 '완전 뻔해! 완전 뻔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달려라 울언니>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이 코너의 묘미는 뻔하디 뻔한 상황과 소재로 이루어진 각종 드라마의 장면들을 뽑아내어 재구성해내어 그 뻔한 클리셰를 대놓고 즐긴다는 데 있다.

사람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새롭고 신선한 생각들로 가득차 있던 사람이 어느순간 뻔하디 뻔한 사람으로 보이는 순간 밀려오는 감정의 처음은 지루함이나 식상함보다는 씁쓸함이었다. 늘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지적하는 냉철함이 먼저 눈에 띄던 사람인데 이제는 그가 하는 대부분의 생각들이 너무 뻔한 것이 되어버렸다.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 소신이 있는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단순히 '뻔하다'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듯 싶다. 그건 '뻔하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 본인이 무식하거나, 비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뻔하다'라고 느끼게 되는건 그 사람의 생각이라기 보다는 그 사람의 '태도' 혹은 '매너'인 듯 싶다.

좀더 다른 쪽으로 생각을 계속해 본다면 그냥 내 생각은 그렇다. 나는 '이명박'이라는 사람을 맘에 들어해본 적이 없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더더욱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불안불한 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들려오는 그에 대한 소식을 듣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역시 이명박이 하는게 다 그렇지 뻔해 뻔해...' 하며 비꼬고, 어이없어 하며 넘어가 버리는 것은 내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는, 내 자신이 규정한 '비겁함'이다.

노무현대통령 시절 그의 발언의 상황이나 본 의도는 전혀 전달되지 않은 채 언론에 의해 전달된 그의 발언과, 그 발언을 꼬투리 잡고 문제 삼는 것을 보며 마치 내 일인양 억울해하고 답답하게 느꼈던 나로서는 이제는 이명박씨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그의 발언의 상황이나 본 의도는 다소 비틀려 전달된 그의 발언 하나만 가지고 뻔하디 뻔한 제스처로 그를 우습게 만드는 상황을 보는 것을 즐길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 본인의 철학 자체가 내가 가진 철학과는 상당히 다르기에, 그를 비판하는건 그의 발언에 대해 나름의 이해를 해보려고 한 이후에 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그랬다면, 이명박의 발언들도 한 꼭지만 가지고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친 정부의 언론이라 하더라도 꼭지만 전달될 때에는 늘 오해의 소지가 있게 마련이다.

암튼 난 그렇다. 기업들이 정부에 정상적인 기업의 승계를 위해 상속세 폐지 혹은 축소를 건의했다고 한다. 웃긴일이다. 정말 어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걸 그냥 '웃긴일이다. 정말 어이 없는 일이다'라고 한마디 하고 넘어가는 것도 웃긴 일이다. 사실 그런 사람에게 '왜 웃긴데?'라고 물어보면 그다지 명쾌한 설명이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듣다보면 비판의 논리라고 늘어놓는 것들이 십수년전 부터 들어오던 정말 말 그대로 '뻔하디 뻔한'이야기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생각도 없고 그냥 어디서 주워들은것, 그것도 한참된 때 지난 것들만 알고 있으면서 '웃긴일이다, 어이없다'말하고 조소까지 하면서 말하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혹시라도 주변에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옳다라고 믿고 있는 좀 생각있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X망신 당하기 십상이다. 아참,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나도 이 상속세 폐지나 축소에 대한 의견은 줏어 들은것, 몇년된 구닥다리밖에 알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 이 뉴스를 접했을 때에는 '웃기는 일이군'이라는 생각보다는 '이러이러한 문제점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건 어떻게 극복을 하고 시행하자고 하는거지?'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이러다 내가 보수주의자가 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 적도 많았다. 보수주의자의 머리속에서 나오는 생각이라는 게 한심하기 그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대해 반박한답시고 늘어놓는 진보주의자들의 논리를 듣다보면 '완전 뻔해 완전 뻔해!!'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일부러 보수주의자가 되어서라도 그 뻔함에 대해 반기를 들고 싶은 마음이 드는 묘한 기분이 종종 들 때도 있다.

암튼 난 보수주의자가 될 지언정 뻔한 사람만큼은 되고 싶지 않다. 제발 나보다 똑똑한 분들, 한 때나마 내가 무척이나 존경하고 따랐던 분들.... 제발 내 눈에 뻔한사람으로 비춰지지 말아주세요. 정말 간곡한 부탁입니다. 네?

어라, 써놓고 보니 앞에서 '뻔함'은 태도와 매너의 문제라 해놓고, 뒤에서는 엉뚱한 말들을 했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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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186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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