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을 좋아하게 되던 때도 그랬다. 한마디로 유난을 떤다고 해야할까. 학교 다니면서 전공책 넣기도 빵빵한 가방에 꼭 휴대용 시디 플레이어와 시디 6~7장 정도는 케이스에 고이 넣어 들고 다녔다. 말러의 음악에 한참 정신이 빠져 있을 때에는 명동의 대한 음악사에서 말러 교향곡 전곡의 오케스트라 총보를 다 구입하고는 한권씩 들고 다니면서 음악 들으며 함께 보기도 했다. 악보 보는 법도 모르면서 흐르는 음악에 따라 악보를 쫒으며 흥얼거리기도 했다. 한번은 예술의 전당에서 말러 교향곡 연주회가 있을 때 오케스트라 총보를 펼쳐 놓고 따라가며 듣기도 했다. 사실 그건 좀 쪽팔리기도 했고, 긴장했는지 연주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악보를 따라가는 것을 놓쳤고, 한번 놓친건 다시 따라잡을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에 몇분만에 조용히 악보를 가방에 집어 넣고는 음악에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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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맛을 좀 알게 되니 또 유난을 떤다. 비싼 커피 머신을 고르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던 싸구려 브라운 커피 머신을 한 대 더 사서 회사에 놓으려고 검색을 해보았으나 이미 단종이 되었는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집에 있는 커피머신은 커피를 내릴때 물이 흐르면서 '꾸룩꾸룩~'하는 소리가 나는데 그게 그렇게 듣기 좋을 수 없었다. 결국 집에 있는 커피머신을 회사에 가져다놓고, 집에는 나중에 필요할 때 하나 더 사기로 했다. 원두를 사면 갈아야 된다는 것도 몰랐는데, 스타벅스에서 원두사면서 갈아달라고 해서 회사에 두고 내려 먹고 있다.

원두향이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는 것도 이제 알았다. 정말로 갈아놓은 원두가루가 한달이 채 못되어 향이 많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이왕이면 마실때마다 원두를 갈아서 마시는게 향을 보존하는 방법중의 하나라 해서 커피 내릴 때마다 원두 갈기 위해 휴대용 원두분쇄기까지 샀다. 마실때마다 필요한 양을 분쇄기에 넣고 원두를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가는 맛도 커피를 마시는 행복감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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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분쇄기>



암튼 유치한 사람이 뭔가 좋아하게 되면 촌스럽게 유난 떤다고 하는데, 그 버릇은 평생 못 버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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