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D(FrontoTemporal Dementia)라는 병이 있다고 한다. 알츠하이머와 비슷한 병으로 뇌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란다. 병의 이름처럼 뇌의 앞부분에 이상이 생기는 병인데, 뇌의 앞 부분에 이상이 생기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뇌의 뒷부분이 활성화가 된다고 한다. 주워 들은 이야기를 적다보니 자세하게 설명은 못하겠지만 암튼 이렇게 되면서 해당 병을 가진 사람의 예술적 감각이 급속도로 발달하게 된다고 한다. 피아노 연주를 잘 하지 못하던 사람이 능숙하게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그림에 전혀 소질이 없던 사람이 그림 실력이 갑자기 늘어나 예술성 높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기도 한단다.
라벨(Maurice Ravel)이라는 작곡가가 그의 나이 53세인 1928년에 이 병의 징후가 보였고, 바로 그 당시에 작곡한 곡이 바로 그 유명한 '볼레로(Bolero)'라는 곡이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이곡은 댓구를 이루는 2개의 구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악기가 선율을 이어가며 음량이 점점 커져가는 이 곡은 듣는 이에게는 편할지는 몰라도 악기 연주자들에겐 곤혹스러운 곡일 듯 싶다. 특히나 계속 같은 리듬으로 나오는 작은북을 연주하는 연주자에게 가장 힘든 곡인듯 싶다. 타악기 전공을 했던 친구 얘기로는 교향악단 입단 실기 시험에서 이 반복적인 멜로디를 실수 없이 쳐야 했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혹시 이게 무슨 곡인가 잘 떠오르지 않는 분을 위해 아래에 첼리비다케가 지휘한 볼레로 연주를 첨부해 논다.)
이 작품을 보며 라벨의 볼레로 음악을 들으니 그럴듯 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에 관한 내용을 읽으며 이 작품인 줄 알고 착각한 그림이 있었으니 '편두통'이라는 그림이다. 글의 내용에는 'Unraveling Bolero'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편두통'이라는 그림을 옆에 배치하고 있어서 처음엔 무심코 그 작품이 'Unraveling Bolero'인줄 착각했다.
나름 이것도 <Unraveling Bolero> 느낌이 비슷하지 않나?
암튼 그녀의 많은 작품들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조약돌'이라는 작품, 그리고 과학자 답게 Pi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정도가 제일 눈에 인상깊게 들어온다. '무척추동물의 A to Z'라는 작품은 에셔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의학적 지식이나 그런것이 없는 나로서는 뇌에 관한 이런 비슷한 경우에 대한 소식들이 꽤나 신기하다. 뇌의 특정 기능을 상실하면서 성격이 바뀐다거나, 모든 기능이 정상인데 뇌에서 말을 하는 부위를 손상을 입어서 오직 말하는 기능만 손상이 된다거나, 이와 같이 갑자기 예술적 기질이 발달한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알츠하이머와 같은 병도 여전히 생각꺼리를 많이 던져주는 것 같다. 영혼의 존재를 믿고 있는 나로서는 비물질인 영혼과 물질인 뇌와의 복잡한 상관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어떤면에서는 고민스럽기도 하다.
언젠가는 한번 깊게 관련 내용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그녀의 '무척추동물의 A to Z'라는 작품은 여기에서 아래의 A~Z를 선택하면 볼 수 있다.
* 위의 내용은 Newyork Times 기사에서 읽었다. 본문은 여기에서 읽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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