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뉴스의 간판 정치 토론 프로그램인 <Meet the Press>의 오랜 진행자였던 Tim Russert가 지난 13일 업무도중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한다. 매주 즐겨듣던 그의 방송이었는데 이제서야 그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두어달간 업무로 정신없어서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다운로드조차 하지 못했지만 아직도 그의 밝게 웃는 얼굴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솔직히 <Meet the Press>는 미국의 정치 상황을 깊게 알지 못하는 나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았고, 사실상 프로그램에서 이슈를 건드리는 깊이나, 논쟁의 어조, 사용되는 어휘들이 세세한 부분까지는 이해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프로그램이었다. 그래도 간간히 파악되는 내용을 통해 Tim Russert의 날카로운 질문에 맛을 들여왔는데,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나다니 괜시리 나까지 마음이 찡하고 안타까운 감정이 몰려온다.
지난 1년여간은 거의 이라크 전쟁과 미국 대선 관련한 내용이 주로 다루어졌던 것 같다. 이라크 전쟁이라는 그나마 익숙한 이슈, 미국 국내 이슈중에서는 그나마 익숙한 대선관련한 이슈들이 주로 다루어져서 지난 1년간 나름 재미있게 봤던 프로그램이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나섰던 주자들을 한 프로당 한사람씩 불러놓고 거의 한시간동안 집중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일이 후보마다 몇번씩 있을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파고 들던 것도 기억난다.
나랑 별 상관 없고, 한번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지난 1년여간 프로그램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익숙해지고, 친밀도가 높아졌나보다. 사망소식을 며칠 뒤늦게 듣고는 마치 친했던 주변사람 한 사람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소식이라도 들은 것처럼 한동안 멍한 채로 있었다.
인생이라는게 살아온 세월의 길이만큼 열심히 갈고 닦아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 인생이 끝나는 순간은 정말 예고도 없이, 그간 살아온 삶이 만들어 놓은 깊이와 무게가 주는 중량감이라는 것이 무색하리만큼 허무한 상황에서 끝나버리는 것 같다.
마치 친한 지인이라도 한사람 갑자기 죽은 것처럼 멍한 상태로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오버스럽다 생각되었는지 아내가 나를 신기한 사람 쳐다보듯 한다. 남의 죽음을 앞에 두고 할 말은 아니지만 내가 봐도 좀 촌스러울 정도로 오버스런 반응이긴 하다.
암튼 내 나름으로 그의 죽음을 기리는 바이다.
p.s. Tim Russert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뉴스다. 첫 뉴스여서 그런지 그나마 앵커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듯 하다. 이후 뉴스에서는 너무 멀쩡한 상태로 그의 사망 소식을 다루고 있어서 솔직히 좀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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