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을때, 누군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을지 걱정했고, 또 누군가는 그 위기상황에서 주식으로 한몫 잡을 생각을 했다. 군대간 아들이 있는 어머니는 혹시나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고, 누군가는 급작스레 올라가는 환율을 보며 그나마 쥐꼬리만큼씩 내려가는 휘발유값이 다시 오르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북한에서 더이상의 핵실험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UN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해서 언론의 대부분이 일치하는 의견을 보이는 듯 했으나 그 와중에서도 미국이 너무 북한을 옥죄고 들어가 오히려 더 상황이 악화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언론이 있는 반면 또 다른 언론은 그 와중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을 꼬투리 잡고 그를 깎아내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누구의 생각이 옳고 누구의 생각이 그르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고 그런 말을 할 만큼 내 스스로 상황 인식이 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이제 겨우 예비군 1년차가 된 나 또한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들었던 생각중에 하나가 '예비군 1년차에 전쟁이 나면 최전선으로 나가는건지 주거지역을 지키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었다. 다만 내가 주목하는건 그런 여러 행동을 통해 각자의 본심을 엿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했다는 소식이다. 국제정세에 거의 무식하다 싶은 나로서는 핵실험의 위기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이는 듯 하여, 도데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궁금하여 인터넷상의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역시 그 시각의 차이가 여실히 느껴지는 두 신문이 있었으니 바로 조선일보와 한겨레 신문이다.
한겨레 신문의 사설 제목은 '6자회담 재개 합의를 환영한다'로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겨레 사설 보기
북한과 미국, 중국 등 세 나라의 6자 회담 수석대표가 어제 베이징에서 회동해 “형편이 좋은 가까운 시기에 6자 회담을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 북한이 지난 9일 핵실험을 한 지 22일 만이다. 크게 환영하며, 회담이 최대한 빨리 재개돼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세 나라는 “솔직하고도 깊숙한 의견 교환을 했다”고 중국 쪽이 밝혔다. 그동안 회담 재개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놓고 의미있는 대화가 오갔음을 암시한다. 회동에 참가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금융제재 해제를 약속하지는 않았겠지만, 힐 차관보가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법 또는 과정을 제시하고 김 부상이 이를 받아들였을 법하다. 그것이 현실적인 길이다. 이 문제로 6자 회담이 무한정 중단되기에는 각국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금융제재 문제 이외에도 원활한 회담 재개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많다. 우선 어느 나라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일절 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새로운 핵 실험 카드를 내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점차 강해지는 미국의 대북 압박도 일정하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각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과도하게 해석해 긴장을 높이는 일도 피해야 한다. 미국 쪽에서 이번 합의를 대북 압박 강화의 부산물로 해석하거나 북한이 핵실험 강행의 성과로 받아들이는 것도 회담 재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북한과 미국 모두 아직 서로에 대한 신뢰 수준이 낮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회담 재개 이후 어떻게 논의를 진행할지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임을 내세우며 핵 군축회담이 돼야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6자 회담의 성격이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출발점은 여전히 북한의 핵 포기와 이에 대한 보상을 규정한 지난해 9·19 공동성명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지난 몇 달 간 진행시켜온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식’을 새로운 상황에 맞게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 핵 문제는 지난 몇 해 동안 불신과 대결이 상승작용을 하면서 악화돼 왔다. 이번 합의는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는 시작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성의 있는 태도는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이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비롯된 한반도 위기의 해결 실마리가 보이는 것에 환영을 보내면서도, 혹시나 미국의 대북 압박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어찌 되었든 이번 6자회담을 통해 북,미는 물론 주변국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과, 한국 또한 북,미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길 바라는 마음이 읽혀진다.
반면 같은날 조선일보의 사설은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제목은 '대통령이 이렇게 막 가면 나라가 위태롭다' 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조선 사설 보기
새 국가정보원장에 김만복 국정원1차장, 외교부장관에 송민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통일부 장관에 이재정 민주平統평통 수석부의장, 국방부 장관에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은 北核북핵 문제를 ‘민족끼리’ ‘한국式식으로’ 풀겠다는 이 정권의 어설픈 시도가 북한 핵실험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린 데 따른 ‘反省반성의 개각’이자 ‘再재출발의 개각’이다. 이런 문제점에서 비롯된 개각의 얼굴이 이 정부가 예고한 대로라면 어느 국민이 거기서 ‘반성의 뜻’을 찾을 수 있고 어느 友邦우방이 거기서 ‘재출발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는가. 송 실장은 올해 1월부터 대통령이 선두에서 지휘하고 대통령이 외교 실무 지침까지 내렸던 ‘대통령 외교’가 북한에게 뺨 맞고 세계의 외톨이가 돼 파탄될 때까지 대통령 至近지근거리에서 대통령 외교구상의 分身분신인 듯 행동해 온 인물이다. 그는 얼마 전 공개석상에서 “인류 역사상 전쟁을 가장 많이 한 나라가 미국”이라고 했다가 미국 정부로부터 해명을 요구 받기도 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지난 18일 “북한의 2차 핵실험은 다른 나라 例예를 보면 필연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확대 해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마치 汎民聯범민련 간부처럼 얘기해온 인물이다. 이 사람이 주도할 대북 정책의 내일은 생각만 해도 으스스하다.
김만복 차장은 김승규 국정원장이 “일부 인사가 (국정원장이 되려고) 열심히 뛰고 있는데 (그런 사람이 원장이 되면) 국정원의 정치 중립에 도움이 되지 않고 코드를 맞출 우려가 있다. (원장의) 국정원 내부 발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그 ‘내부 발탁’ 인사다. 그는 ‘386간첩단 사건’의 수사 착수 및 對外대외 공개과정에서 수사의 시기와 상황 등을 문제 삼고 現현 국정원장의 資質자질 등을 음해하며 의도적으로 국정원 내부 이야기를 밖으로 누설한 세력의 핵심으로 지목돼 온 사람이다. 그가 이끌 ‘一心會일심회 간첩단’ 수사의 끝은 보나마나다. 결국 대통령은 韓美한미동맹을 軸축으로 북한 핵에 대한 새로운 접근책을 찾아야 할 외교부장관에는 미국에게서 발언의 眞意진의를 해명하라고 요구 받고 있는 사람을, 북한의 意圖의도를 內在的내재적 접근이란 이름으로 북한식으로만 해석해온 전임자를 대신해야 할 통일부 장관엔 그보다 더 ‘민족끼리’에 목줄이 매인 사람을, 정치권 外風외풍을 막아내 간첩단 사건을 차질없이 파헤쳐야 할 국정원장엔 이번 간첩단 사건에서 권력의 코드에 맞춰 안에서 발목을 잡던 사람을 임명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번 개각에서 읽히는 것은 ‘대통령 성깔대로’ ‘정권의 코드대로’ ‘민족끼리’ ‘우리 式식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傲氣오기 외교’와 ‘자포자기 외교’의 흔적뿐이다.
대북정책의 오늘의 실패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대통령에 있다. 대통령은 “북한 핵은 一理일리 있다”거나 “戰時전시 작전권 단독 행사는 오늘이라도 당장 가능하다”는 세계의 흐름과 딴판인 발언을 계속해 왔다. 이 말들이 불러일으킨 그간의 混線혼선과, 나라가 그 말을 주워담는 데 기울여야 했던 代價대가는 돌아보기조차 겁난다. 이러니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철학과 지침을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실행했던 참모들을 문책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私情사정에 지나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가장 至重지중한 책무는 4800만 국민의 목숨을 보존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번영을 지키는 것이다. 이번 개각은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제1사명을 저버린 것이다.
더구나 건국 이래 최대 위기라 할 지금, 대통령과 집권당 지지도는 각각 12.9%와 14.1%(한국사회여론연구소 24일 조사)밖에 되지 않는다. 北核북핵이라는 國難국난 속에서 국민 10명 중 9명이 정권에 등을 돌려버린 것이다.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란 가던 선조 임금의 御駕어가에 백성들이 돌을 던졌던 상황과 다를 게 없다. 이 상황 속에서도 대통령은 자기 생각을 국민과 세계의 흐름 쪽으로 이동시켜 國政국정의 중심을 바로 세우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집권당이 非常비상개각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해서 이에 대한 반발로 대북정책 실패 책임자와 그들보다 더한 비현실적 ‘민족끼리 主義者주의자’를 내세워 동맹국의 의심을 부채질해 버린 것이다. 이런 정권을 어느 국민이 믿을 것이며 이런 나라에 세계 동맹국이 마음을 터놓겠는가.
북한이 핵실험을 한 날 신문 전체를 핵실험 소식으로 뒤덮으며 당장에라도 나라 전체가 전쟁에 휩사일듯이 요란을 떨던 조선일보다. 시민들이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도 라면 사재기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 것을 성숙한 의식 혹은 무관심, 무감각 중 하나로 보기보다는 그런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 것 자체를 아쉬워하는 듯 기사를 쓰는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에게는 그만큼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사건은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커다란 사건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6자회담의 담당자들이 만나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는 와중에서 전혀 다른 소리를 한다. 북핵이고, 6자회담 재개소식이고 이미 조선일보에겐 그다지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그런것에는 관심이 없다. 지금 중요한 건 노무현이 또 자기 사람들로 인선을 했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나라가 위험한 이유는 모두 노무현 때문이다. 한마디로 '노무현이 이 나라를 다 말아먹고 있는데 그까짓 6자회담 재개가 뭐가 중요해!'다.
북이 핵실험 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에는 나라가 망할듯이 난리를 치고, 어떻게 이 상황이 될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냐며 정부를 질타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러더니 그렇게 위기상황인 북핵문제가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는 데도 조선일보는 전혀 반가운 마음이 아니다. 가장 반기며 기뻐뛰어야 할 것 같은 조선일보는 6자회담 재개 소식에도 한국이 거의 왕따분위기라며 그닥 반기지도 않는 어이없는 태도를 보인다. 얼마전 북핵실험때는 북핵실험이 나라를 망하게 할거라 하더니, 이제 이 나라의 운명은 북핵문제보다도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 한다. 오늘의 사설만 보면 이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것은 북핵보다도 노무현이다. 조선일보에게는 북핵보다 노무현이 더 끔찍한 재해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인선이나, 요즘의 일들이 비판받을 일이 없다는 변호의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한겨레와 조선의 시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겨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것, 조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 차이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은 것 뿐이다. 누가 옳고 그른지는 모르겠다. 다만 각자의 본심이 보일뿐이다. 한 쪽은 한반도 정세의 위기상황이 풀릴 실마리에 기뻐하고,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다른 한쪽은 어떻게는 노무현을 물고 늘어지려고 한다.
북핵이 터지면 누구는 주식을 생각하고, 누구는 휘발유값을 생각하고, 누구는 군대간 아들을 생각하고, 누구는 노무현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생각한다. 북핵이 해결되려하면 누구는 주식을 생각하고, 누구는 휘발유값을 생각하고, 누구는 군대간 아들을 생각하고, 누구는 노무현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생각한다.
* 조선일보가 친정부시절에는 내가 너무 어려서 기억이 없다. 이대로 간다면 다음 대통령은 조선일보가 좋아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조선일보가 맘에 들어하는 사람이 대통령일때의 조선일보의 논조가 정말 기대된다.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이런 재미가 있을 거라는 기대가 위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