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언젠가는 소를 꼭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니, 언젠가는 정말로 소 한 마리 꼭 키워 볼 테다. 소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은 사실 별거 아닌 유치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냥 동화속의 한 풍경처럼 따뜻한 봄볕아래 나는 풀밭에 누워있고, 내 바로 옆에서 소는 풀을 뜯고 있는 장면을 생각하면 괜시리 달콤한 졸음이 쏟아지는듯한 아련한 느낌에 빠져든다. 간혹 시골에서 만나게 되는 소에게 다가갔을 때,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 주먹만한 눈을 내가 다시 바라보고 있을때의 그 느낌은 다른 어떤 동물과의 교감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특이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시작은 그냥 감상적인 수준에서의 꿈이지만, 언젠가는 정말로 소를 꼭 키워보고 싶다. ‘은퇴하고 난 후에는 시골에 내려가 살아야지’라는 도시생활에 찌든 사람의 흘려보내는 넋두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은퇴까지 10년 정도 남았다 싶은 시점에 다다르면 차근차근 준비해 볼 터이다. 도시에서만 살다가 죽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생이다.
그래서 그랬나. <워낭소리>라는 영화에 대해 알게 된 그 순간, 미루지 말고 바로 찾아가서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매진될 이유도 없는 영화일텐데 부랴부랴 예매까지 해놓고서야 비로소 마음이 진정이 된다. 내가 머리속으로만 상상하던 이야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내 머리속에서 화사한 파스텔톤으로 그려져 있는 동화속 풍경이 아닌, 이 진득한 삶의 풍경을 꼭 보고 싶을 뿐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돌아오는 토요일 <워낭소리>를 보고난 후에 또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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