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하기 전에 혼자 꼭 한번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집을 들르고 싶었다. 이미 4년이 넘게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다. 명절때에나 시끌벅적한 가운데 들렀던 곳인데, 꼭 한 번은 아무도 없는 이 집을 들러보고 싶었다. 설과 추석, 두번의 명절은 늘 춥거나 서늘한 날씨이기에 늘 좁은 방안에 있다 오기 일쑤였기에, 이왕이면 요즘처럼 따뜻한 봄날에 한번 들러 집 뒤켠 마루에 그냥 멍하니 앉아 있다 오고 싶었다.
원래는 이곳에서 몇시간 정도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뒤에 이어지는 일정상 한시간 정도 밖에 머물 수 없었다. 돌을 갓 지나 떠나온 집이지만 그래도 태어난 곳이어서 그런가. 할아버니 할머니 생전에는 명절 때 외에는 거의 들를 생각도 않던 곳인데, 지금은 기회가 된다면 또 이곳에 가서 뒷켠 마루에 앉아 멍하니 있다 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내 말대로, 하루키 소설의 인물처럼 묘한 욕구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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